학교 관련 일들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Davis에 정착하는 과정이겠죠? 여기서는 이러한 생활 관련 정보들을 모아 봤습니다.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학교 관련 일들과 생활 관련 일들을 잘 병행하시기 바랍니다. 분량이 많아서 Part 1, 2로 나누었습니다.
- 1. 은행 계좌 만들기
당연한 말이지만 여권과 I-20를 꼭 챙겨가셔야 합니다. Davis에 여러 은행들이 있는데 저는 Bank of America에 계좌를 만들었으니 이를 중심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Bank of America는 4번가와 E street가 만나는 지점에 있습니다. 한인 마트 바로 옆이기도 하죠. 가을학기 시작 전에는 은행 계좌를 열려는 신입 외국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될 수 있으면 오전에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새 계좌를 열기 위해서는 창구에 줄을 서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signup sheet에 자신의 이름을 적고 직원이 이름을 부를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학생 계좌의 경우 자기 전화번호나 SSN이 없어도 만들 수 있고 (단, 나중에 번호를 받고 나면 가서 알려주는 것을 잊지 맙시다) 흔히 알고 계시는 "계좌에 최소 몇 불 이상이 없을 때 물게 되는 계좌 유지 수수료" 이런 것도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와 달리 은행 계좌를 열면 즉석에서 인터넷 뱅킹도 등록을 해 줍니다.
계좌를 열면 saving과 checking의 두 종류 계좌가 열리게 되는데 checking은 나중에 받게 될 체크 카드로 결제를 할 경우 돈이 나가는 계좌입니다. Saving은 말 그대로 돈을 보관해두는 계좌인데, 여기서 한 달에 3번 이상 돈을 인출할 경우 수수료가 붙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니 될 수 있으면 checking에 많은 돈을 넣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saving에 들어 있어야 하는 최소 금액에 대한 규정도 없으니까요. 물론 checking과 saving 사이의 transfer는 언제든 가능합니다.
계좌 등록이 끝나면 임시 체크 카드를 주고, 정식 체크 카드는 일주일쯤 후에 우편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같이 주는 check는 나중에 첫 TA 월급을 받으실 때 필요하니 꼭 가지고 계세요.
계좌를 열 때 Bank of America에 계좌를 가지고 있는 다른 사람을 계좌 추천인으로 하여 같이 가면 둘 다 25불씩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규정이 과거에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2012년 5월부로 폐지되었습니다. 즉, 아는 사람과 같이 은행에 가실 필요는 없어졌습니다
- 참고 1 - Debit Card: Debit Card는 은행 계좌를 열면 바로 받을 수 있는 카드로 흔히 말하는 체크 카드 혹은 직불 카드입니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이 debit 카드가 보편화되어 있어서 물건을 살 때 현금을 들고 다니실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교내는 물론 웬만한 상점에서 debit 카드는 다 받습니다 (단, 드물기는 하지만 debit으로 결제할 수 있는 minimum을 정해놓은 곳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한인 마트로 최소 10불을 결제해야만 debit 카드를 쓸 수 있습니다). Debit으로 계산을 하게 되면 자신의 checking account에서 바로 돈이 빠져 나갑니다. 그리고 저처럼 AT&T를 쓰시는 분들은 핸드폰 개통 후 50불짜리 정액 카드를 우편으로 받으시게 되는데 이것 역시 debit 카드의 일종입니다. 원칙적으로는 사용하실 때 pin number를 입력해야 하지만 가끔 이 pin number 없이 그냥 받는 곳도 있기 때문에 (예를 들면 MU나 Silo) 카드를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셔야 합니다.
- 참고 2 - 캐나다와 미국의 debit card 차이: 혹시 캐나다에서 계좌를 개설해서 써 본 적 있으신 분들은 혼동하실 여지가 있어 덧붙입니다. 캐나다에서는 debit 카드를 쓰면 checking에서 돈이 빠져나가게 할 것인지 saving에서 빠져 나가게 할 것인지 선택하라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무조건 checking에서만 나가게 되어 있어서 캐나다와는 약간 차이를 보입니다. 그리고 캐나다 미국 양국간 debit 카드는 호환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즉, 미국의 debit은 캐나다에서 사용 불가). 방학을 이용해 캐나다를 여행하려고 하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참고 3 - Credit Card 만들기: 미국에서 신용카드를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월급을 받으시는 대학원생 여러분은 그다지 어렵지 않게 학생용 신용카드를 만드실 수 있습니다. 단, SSN을 받으신 분들에 한해서 입니다. 역시 Bank of America 기준으로 설명 드리자면, 은행에 방문하여 간단한 form만 작성하는 것으로 절차가 끝납니다. 카드는 우편으로 오는데 카드에 적힌 대로 activation만 하면 얼마 후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 보통 사용 한도는 한 달에 1000불로 정해지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credit을 쌓는 일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SSN을 받자마자 일찌감치 credit card를 만들어서 debit 보다는 credit을 주로 쓰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Debit은 신용 점수에 도움이 거의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credit card를 만들어 쓰기 시작하면 이곳 저곳에서 credit card를 만들라는 초청장이 많이 옵니다. 저는 이런 초청장을 통해 credit card를 몇 개 만들어서 각각 용도를 정해두고 쓰고 있습니다.
- 참고 4 - Verified by Visa: Bank of America를 이용하실 경우 debit이나 credit 모두 Visa 카드로 받으실 겁니다. 자신의 카드를 Verified by Visa에 등록하시면 세계의 어느 쇼핑몰에서도 전자 결제 시 사용 가능하고, 심지어 한국의 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때도 쓸 수 있습니다. (주의: Credit은 등록이 되지 않고 debit card만 등록이 됩니다. 즉, 여기서의 debit 카드가 한국에서는 신용 카드처럼 취급되고 있다고 할까요? ^^) 2009년경 환율이 굉장히 높을 때 한국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싼 가격으로 물건을 사기 위해 몇 번 써먹었던 방법입니다.
- 2. 짐 찾기
데이비스 우체국의 모습
한국에서 부친 짐이 자신의 아파트 office에 도착해 있다면 별 문제가 없습니다만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면 짐이 올 때까지는 좀 어려운 생활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집이나 office에 사람이 없는 시간에 짐이 도착하는 경우 다시 배달해주는 것이 아니라 우편물 찾아가라는 내용의 엽서 비슷한 것만 넣어놓습니다. 즉, 자신이 우체국에 직접 가서 찾아와야 한다는 말입니다. 저는 아파트 office가 아파트 건물 내에 있지 않고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제 집 주소로 짐을 부쳤는데, 전부 다 제가 없는 시간에 도착하는 바람에 짐을 모두 우체국에서 직접 찾아와야 했습니다. 물론 우체국에 방문해서 직접 찾아올 수도 있고 재배달을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온라인으로도 재배달 요청 가능). 우체국은 5번가와 Pole Line이 만나는 교차로에 있습니다. 짐을 찾을 때는 자신이 받은 엽서와 아이디 (여권)가 필요합니다.
짐을 찾고 집으로 가져오실 때는 아는 분에게 라이드를 부탁하시거나 그럴 여건이 안 된다면 자전거에 하나하나 싣고 오는 방법도 있습니다. 물론 힘이 좀 많이 듭니다. ^^
- 3. 자전거 구하기
데이비스에서 자전거는 발과도 같습니다. 학교 갈 때는 물론 장을 보러 가거나 데이비스 내의 어디를 갈 때도 자가용처럼 이용하게 됩니다. 또한 자전거가 있으면 정착 관련된 여러 일을 처리하는데 있어서도 편리하니 될 수 있으면 빨리 구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어디서 구할까?
바이크 샵에 가 보면 제일 먼저 드는 느낌이 "너무 비싸다"일 겁니다. 새 자전거는 아무리 싸도 300불이 넘는 경우가 많고, 자전거와 함께 반드시 사야 하는 잠금 장치나 라이트 등의 값을 합치면 400불은 가볍게 넘습니다. 그러니 데이비스에 얼마 계시지 않을 분이라면 새 자전거보다는 중고를 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중고 자전거는 한인학생회 홈페이지의 사고팔기 게시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http://sacramento.craigslist.org 이 사이트에서 여러 중고 관련 광고를 보실 수도 있습니다. 혹은 학교 내에 있는 Bike Barn (Silo와 화학과 건물 사이에 있음, 아래 사진) 이나 Davis Bike Exchange (L Street와 5번가의 교차 지점에서 찾을 수 있음) 등의 바이크 샵을 이용하셔도 됩니다.
교내의 바이크 샵인 Bike Barn
하지만 박사 과정으로 오래 계실 분은 좀 돈이 들더라도 바이크 샵에서 새 자전거를 구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자전거를 타 보시면 알겠지만 중고는 고장 나기가 쉽고 수리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대부분 몸에 잘 맞지 않아 자전거를 타고 나면 피곤한 경우도 있고요. 하지만 새 자전거를 사시면 고장도 적고 자신의 몸에 맞게 튜닝도 해주기 때문에 편하게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바이크 샵에 따라 다르지만 최초 1회 무료 튜닝 및 수리도 가능합니다. 물론 새 자전거일 경우 도난을 대비해 잠금 장치는 구부러지는 것이 아닌 튼튼한 것으로 사셔야 합니다.
- 자전거를 살 때 같이 사야 하는 것들
- 라이트 : 후방 라이트는 옵션이지만 전방 라이트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밤에 자전거를 탈 때 이걸 켜지 않고 다니면 벌금을 물 수도 있습니다.
- 바구니 : 장을 보거나 물건을 가지고 다닐 때 필요한데, 정면 보다는 뒤에 달리는 바구니를 추천합니다.
- 바퀴 주위에 다는 펜더 : 이게 없으면 비 오는 날이나 물이 고인 곳에서 자전거를 탈 때 등에 흙탕물이 엄청 튑니다. 자전거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 비 오는 날 펜더 없이 자전거를 탔다가 흙탕물로 가방을 더럽히면 여기 애들은 농담으로 그 가방을 freshman backpack이라고 부른답니다 ^^.
- 잠금 장치 : 무조건 튼튼한 잠금장치로 사야 합니다.
- 체인에 먹여야 하는 오일 : 특히 비가 많이 올 때는 체인의 오일이 씻겨나가기 쉬운데, 그 상태에서 가만히 두면 체인에 녹이 슬고 삐걱대는 소리가 나면서 자전거가 점점 잘 안 나가게 되니 정기적으로 체인에 오일을 발라줘야 합니다.
이 중 다른 것은 몰라도 전방 라이트와 잠금 장치는 필수입니다. 전방 라이트가 은근히 비싸더군요. 바이크 샵에서 평균 30불 이상이던데. 자전거는 의외로 쉽게 고장이 나는 물건이니 최고 높은 기어에 맞춰놓고 다닌다든지 페달에 무리한 힘을 가하는 등 험하게 다루시면 안 됩니다. 그리고 돈을 좀 들이더라도 튼튼한 바퀴나 두꺼운 타이어를 구입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더 경제적입니다 (특히 산지 얼마 안 됐는데 고장이 났다면 초반에 강하게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
- 데이비스에 있는 바이크 샵들
새 자전거를 사시려면 다음의 바이크 샵들을 알아보세요.
- Ken's Bike & Ski: 제가 자전거를 샀던 곳으로 몸에 맞게 튜닝을 해 주어 정말 좋은 곳입니다. G Street와 6~8번가가 만나는 부근에 여러 상점이 몰려 있는데 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스키 렌탈샵으로 변신하는 곳입니다.
- B&L Bikeshop: 3번가에서 E와 F 스트리트 사이를 찾으시면 됩니다. 가장 오래된 바이크 샵으로 알려져 있어서 그런지 별로 좋은 곳 같지는 않네요.
- Davis Wheelworks: 역시 다운타운에 있는 바이크샵으로 F Street와 3번가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습니다.
- Freewheeler: F Street와 2번가의 교차 지점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평이 좋은 바이크샵입니다.
- 타겟 혹은 월마트에서 구하기: 월마트에서도 자전거를 팝니다. 그것도 100불이 넘지 않는 굉장히 싼 가격으로요. 하지만 선택의 폭은 그다지 넓지 않고 가격이 싼 만큼 내구력이 떨어진다고 합니다(페달의 축이 부러지거나 바퀴가 잘 휘어지는 일 등). 그리고 몸에 맞지 않으면 고생하게 됩니다. 그래도 가격이 싸다는 것이 큰 장점이기 때문에 데이비스에 잠깐 머무실 분이라거나 차를 사기 전까지 자전거를 잠깐만 쓰실 분에게는 월마트가 가장 좋은 선택일 수도 있겠네요. 월마트 가는 방법에 대해서는 Part 2를 참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혹은 마찬가지로 Part 2에 소개된 Target에 가셔도 됩니다.
- (중요) 자전거 탈 때 꼭 알아두어야 하는 법규들
자전거를 탈 때 주의하실 점 몇 가지만 말씀 드리겠습니다.
- 자전거 역시 차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동차들이 따르는 교통 법규를 같이 따라야 합니다. 특히 주의할 것이 stop sign으로, 교차로에 stop sign이 있다면 어떤 일이 있어도 우선은 멈춘 후 (멈추는 척 하다가 다시 가는 건 안 됩니다. 완전히 멈춰야 합니다.) 좌우를 살피고 교차로를 통과해야 합니다. 차가 한 대도 없더라도 우선은 멈춰야 하고, 차들이 있다면 우선 멈춘 후 교차로에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통과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Stop sign이 있는 곳에서 멈추지 않고 가다가 (주로 대충 멈추는 척 하다가) 경찰관에게 걸리면 별로 재미 없는 일이 벌어진답니다.
- 당연한 말이지만 신호 위반은 절대 안 됩니다.
- 자전거 역시 도로에서 우측 통행입니다. 역주행 하지 맙시다.
- 인도에서는 절대로 자전거를 탈 수 없습니다. 타지 않고 끌고 가는 것은 가능합니다.
- 자전거에는 깜빡이가 없기 때문에 좌회전 우회전을 할 때는 손을 좌우 옆으로 뻗어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어두워지면 반드시 전방 라이트를 켜야 합니다. 후방 라이트는 선택입니다. 역시 안 켜고 가다 걸리면 벌금입니다. 라이트 배터리가 떨어졌는데 하필 경찰관이 있으면 참 난감하죠 (물론 그 때는 사정을 설명하면 됩니다).
- 보통 자전거는 도로의 가장자리에 있는 bike lane을 따라가지만 bike lane이 없다면 최대한 도로의 가장자리를 따라가면 됩니다. 그리고 좌, 우회전을 해야 할 때는 차선으로 들어가거나 좌우회전 차선으로 들어가셔도 됩니다. 좌우회전 차선은 자전거 역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으니까요.
- 차를 몰아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자동차 운전자의 사각 지대에 들어가 있는 것은 위험합니다. 특히 주차되어 있다가 막 나오려는 차량이나 우회전 하는 차량이 보이면 될 수 있으면 옆으로는 접근하지 마세요.
- Davis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가 자전거 사고입니다. 그리고 캠퍼스 내에서는 많은 자전거가 다니기 때문에 사고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하셔야 합니다. 자전거라고 해서 우습게 보시면 곤란합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크게 다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캠퍼스에서 자전거 두 대가 충돌했는데 한 학생이 매우 크게 다쳐서 구급차가 와서 실어가는 광경을 목격한 적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안전에 유의하세요.
- 이건 저도 최근에 들은 것인데, 자전거를 탈 때 양쪽 귀에 모두 이어폰을 꽂고 타면 안 됩니다. 경찰관에게 걸리면 지적을 받는다고 합니다. 한 쪽에만 꽂고 타는 것은 괜찮습니다.
- 4. 핸드폰
미국에 도착하신 후 며칠 동안은 핸드폰이 없어서 불편하실 겁니다. 미국에도 여러 핸드폰 회사가 있는데 보통 AT&T나 Verizon을 많이 이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AT&T에 개통했습니다만 주변 사람들은 Verizon을 더 많이 쓰는 것 같더군요. 제가 AT&T를 쓰고 있으니 AT&T를 기준으로 설명 드리겠습니다. 스마트폰 이야기는 우선 뒤로 미루고요.
AT&T에서는 SSN (사회 보장 번호)이 없는 상태에서 계약 (contract, 약정) 폰을 개통하려면 500불의 보증금이 필요하며 SSN을 받았다 하더라도 미국에서의 credit history가 없기 때문에 보증금이 필요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건 매달 요금을 제대로 낸다면 1년 후에 돌려받을 수 있는 돈입니다 (자동 납부를 신청하면 절대 늦게 낼 일이 없어서 편합니다).
그 외에 약정폰과는 성격이 다른 선불폰 (prepaid)이 있는데 선불폰은 말 그대로 돈을 먼저 충전하고 쓸 때마다 잔액에서 깎이는 방식입니다. 저 같은 경우 처음 왔을 때 50불을 충전하고 3개월간 썼습니다. 우리 나라와 달리 같은 AT&T 사용자끼리는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거나 전화를 받는 사람도 돈을 내게 된다거나, 매일 처음에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는 무조건 1불이 빠져나가는 등 (물론 처음 걸 때만 빠져나가고 같은 날에 두 번 빠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즉, 매일 한 번씩 쓰는 것보다 하루에 여러 번 쓰는 것이 이득이라는 뜻입니다.) 약간 특이한 요금 규정들이 있습니다. 즉, 돈을 아끼기 위해서는 주변에 가장 통화를 자주 하는 사람과는 같은 회사에 개통하는 것이 좋겠죠.
선불폰의 장점은 싸다는 겁니다. 사실 미국에서는 한국에 있을 때처럼 핸드폰을 자주 쓸 일이 없기 때문에 저처럼 50불 충전하고 3개월 써도 충분하기도 합니다. 물론 쓸 때마다 잔액이 얼마인지 메시지로 알려주며 돈이 다 떨어지면 다시 충전하면 됩니다. 충전하는 방법은 특정 번호로 전화를 걸면 되는데 처음에 폰 개통하실 때 직원들이 잘 알려줄 겁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전화를 굉장히 많이 쓰시는 경우는 충전을 자주 하셔야 하기 때문에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바로 잘 안 터진다는 것! 여기서 한국과 같은 통신 환경을 기대하시면 곤란합니다. 선불폰 기계가 그렇게 좋은 것이 아니다 보니 건물 안에만 들어가도 안 터지는 일이 허다하죠.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그리고 3개월이 지나면 말 그대로 폰 번호가 없어져 버립니다. 잠시 정지 되는 게 아니라 아예 없어져 버리는 겁니다. 3개월이 지나기 전에 AT&T사에 찾아가서 사용 기간을 연장하면 계속 쓸 수 있을 것이라 예상은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9월에 개통했는데 12월이 되니까 그냥 번호 자체가 없어져 버리더군요. 남아 있던 잔액도 다 소멸입니다. 이렇게 번호가 없어지면 그 번호를 다시 쓰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즉, 번호를 바꿔서 다시 개통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중간에 폰 번호가 바뀌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더군요.
버라이존은 약정폰을 만들 때 마찬가지로 SSN을 요구하며 SSN이 없으면 400불의 보증금을 내고 개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직접 써 보지 않아서 어떤 단점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버라이존 쪽이 더 끌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주변에 있는 한국 사람들도 처음 왔을 때 대부분 버라이존에 개통했습니다. 저는 이미 AT&T로 개통을 해 버렸으니 중간에 바꾸기 애매해서 계속 쓰지만.
그리고 스마트폰을 쓰시는 경우 미국에서 새로운 단말기를 구입할 필요 없이 한국에서 쓰던 스마트폰을 미국에 가지고 나와서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컨트리 락이 걸려 있다면 사용이 불가능하니 특히 KT에서 2010년이나 그 이전에 나온 모델이라면 통신사에 확인해서 미리 컨트리 락을 해제해야 합니다. 미국에서 아이폰을 개통할 때도 역시 2년 약정이 존재하며 기간을 못 채우고 해지할 경우 꽤 무거운 early termination fee, 흔히 말하는 위약금이 부과됩니다. 대략 얼마 정도인가 하면 1개월 못 채운 경우 100불 가량, 그 이후로는 1개월 당 10불씩 늘어납니다. 하지만 대학원생 여러분은 석사로 입학하여 조기졸업을 하고 바로 귀국하는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대부분 미국에 2년 이상 머물게 되니 어떤 형태로든 contract 폰을 개통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착 후 할 일의 나머지 부분은 Part 2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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