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스 도착

1. 공항에서 데이비스까지

대부분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하실 텐데, 도착 시간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도착 시간이 낮 3시 이후라면 그 날 바로 데이비스로 가시는 것보다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가까운 숙소를 예약해서 한 밤 자고 다음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아파트 키를 미리 받아두신 분이라면 괜찮습니다. 다음 날 가라고 말씀 드리는 이유는 대부분의 오피스들이 오후 5시, 아무리 늦어도 6시가 되면 문을 닫아버리기 때문입니다. 3시에 도착하셔서 입국 수속 및 짐 찾기가 끝나면 빨라도 3시 반이고, 가장 빠른 방법인 Airporter를 타고 오신다고 해도 한시간 반입니다. 게다가 Airporter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있고, Airporter가 바로 출발하는 게 아니라 같은 시간에 예약한 다른 사람들을 더 기다렸다가 출발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 때문에 그 날 데이비스로 출발하신다면 오피스가 닫은 후에 도착하실 확률이 높습니다. 데이비스에는 싼 숙소가 전혀 없으니 5시 이후에 도착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아니면 한국인 선배에게 미리 컨택을 해서 도착 첫날 묵을 곳을 정해두시거나, 공항에서 데이비스로 출발하기 전 오피스에 미리 전화를 걸어서 "아무래도 오피스가 닫은 후 도착할 것 같으니 내 방 문을 좀 열어놓아 줄 수 있느냐"고 부탁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는 12시에 도착했는데도 Airporter 기사가 사람들 기다린다고 늦어버려서 후자의 방법을 사용했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데이비스로 오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인 Davis Airporter에 대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Davis Airporter는 일종의 door-to-door service로 택시와 거의 똑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신의 목적지 주소를 알려주면 공항에서 그 주소까지 직접 데려다 주기 때문에 처음 오시는 분들이나 짐이 많으신 분들에게는 정말 편리한 교통 수단입니다. 참고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도 이용할 수 있고 새크라멘토에 내리시는 분들도 이용 가능합니다.

Airporter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http://www.davisairporter.com 에 들어가셔서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고 반드시 컨펌 메일을 받으셔야 합니다. 그리고 미국 공항에 도착하신 후 공중전화 등을 이용해 컨펌 메일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자신이 공항에 도착했음을 알리면 안내원이 "어디어디로 가서 기다리라"고 알려줄 겁니다. 제 기억으로는 Garage G 쪽에서 1층으로 내려가 기다렸던 것 같은데 너무 오래돼서 확실하지는 않네요. 아무튼 그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Davisairporter라고 적힌 파란색 밴이 도착할 겁니다. 단, 특히 8~9월처럼 입국자가 많은 시기에는 같은 시간대에 예약한 여러 사람을 같이 태우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같이 타고 갈 사람들을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합니다. 저는 데이비스에 처음 오던 날, 비슷한 시간에 예약한 홍콩 사람들이 엄청 늦게 오는 바람에 한참을 기다려야 했었죠 (이런 경우를 대비해 도착 시간에 여유를 두라는 겁니다). 요금은 내릴 때 현금으로 지불하게 되고, 짐을 싣고 내리는 것을 도와주니 팁을 주는 것도 잊지 맙시다.

이 Airporter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비싼 요금인데 (2008년의 경우, 제가 출국하기 불과 두 달 전에 요금이 인상되더군요), 여러 명이 같이 탈수록 1인당 부담하는 요금이 줄어듭니다. 따라서 비용을 아끼시려면 출국자 모임 등을 통해 같이 타고 갈 사람을 여러 명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고 6명까지 가능). 그리고 또 하나 주의하실 점은, 2인 이상의 요금을 적용 받으려면 그 둘의 목적지 주소가 반드시 같아야 한다는 겁니다. 좀 치사해 보이는 규정이지만 어쩔 수 없이 둘의 목적지가 다른 상태에서 2인 이상 요금을 적용 받으려면 한 명이 희생을 하는 수밖에요. ^^

그 외에 Davis로 오시는 다른 방법들도 몇 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 개인 라이드
  만약 친한 선배나 아는 분이 Davis에 있다면 라이드를 부탁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한인학생회 홈페이지 Carpool 게시판에도 가끔 라이드 관련 글이 올라오니 체크해 보시거나 라이드를 구한다는 글을 올려보시는 것도 좋고요. 단, Davis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아주 친한 사람이 아닌 이상 마중 나오기에 그리 가까운 거리는 아닙니다. 만약 라이드를 받으셨다면 꼭 pay를 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라이드 해 준 분이 직접 pay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넘겨 버리시면 곤란합니다 (정말로 이런 사람이 있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데이비스에서 샌프란까지 왕복한다면 운전자가 부담해야 하는 기름값과 주차비, 톨비만 해도 기본 40불이 드는데 이걸 모른척하면 안되겠죠? ^^ 당연한 말이지만 데이비스까지 오는 가장 편한 방법이면서 어찌 보면 경제적이기도 합니다. 아래에 소개할 대중 교통 역시 비용이 30불 가까이 드니까요.
- Super Shuttle
  이것은 샌프란시스코뿐 아니라 미국 전역의 공항에서 운영되는 셔틀인데, 전체적으로 Davis Airporter와 비슷합니다. 저는 이것을 2003년에 뉴욕 여행할 때 한 번 이용해 본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사전 예약이 없이 그냥 택시 타듯이 탈 수 있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네요. 하지만 요금이 Airporter에 비해 비싼데다가 Zip code가 95616이 아닌 곳으로는 서비스하지 않기 때문에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대중 교통으로 오기
  교통비를 가장 절약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하지만 크게 절약되는 건 아닙니다. 대략 편도30불 가까이 들기 때문에 라이드를 받았을 때 운전자에게 주는 돈과 큰 차이가 없죠). 하지만 짐을 끌고 다녀야 하는데다가 최종 목적지인 Amtrak 역이 자신의 집에서 멀 경우 난감하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Davis 내에는 대중 교통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짐이 많으시다면 체력에 자신 있으신 분들만 이용하세요.
  
  방법은 우선 공항에서 Airtrack을 통해 바로 연결된 Bart라는 전철을 타고 Richmond 역까지 가는 겁니다. Richmond까지 가기 위해서는 중간에 한 번 갈아타셔야 하는데, 우리 나라의 지하철과는 달리 모든 노선이 같은 플랫폼 혹은 바로 인접한 플랫폼에 서기 때문에 노선도를 꼼꼼히 보시고 열차에 표시된 목적지 이름을 잘 확인한 후 타셔야 합니다. Richmond는 Bart의 북쪽 종점에 해당합니다 (샌프란시스코 내에도 Richmond라는 이름의 지역이 있어서 많이 혼동되는데 이 Richmond 역은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버클리 주변에 있는 Richmond 지역입니다).
  Richmond 역에서 내리시면 Amtrak 승강장이 지하도를 통해 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Sacramento 방향으로 가는 Amtrak 열차로 갈아타시고 Davis 역까지 가시면 되겠습니다.
  
  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지만 다른 방법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롭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씀 드렸듯이 Amtrak 역에서 자신의 집이 너무 멀어서 도저히 걸어갈 수 없다는 분들에게는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저녁이나 밤에 도착하신다면 될 수 있으면 이용을 피하시기 바랍니다. 어두워진 후는 물론 밝을 때에도 Richmond 역의 지하도 주변 분위기가 그리 좋지는 않더군요 (돈 달라는 흑인들이 많음). 특히 여자 분 혼자서 어두워진 후 이용하는 것은 절대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부랑자들의 집중 타겟이 되어 매우 곤란한 일을 겪을 수 있습니다.
- 새크라멘토 공항에서 오기
  새크라멘토 공항에서 데이비스로 오는 방법은 상대적으로 간단합니다. 물론 Airporter를 이용하셔도 되지만 Yolobus 42B번(A번 아님) 를 이용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Yolobus는 공항 바로 앞의 버스 승강장 (Yolobus라는 팻말이 붙은 것이 아니라 Public Transit이라고 써 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에 한 시간 단위로 도착하는데, 요금은 2불밖에 되지 않고 Woodland를 거쳐 데이비스까지 옵니다. 노선도를 보고 자신의 집에 가장 가까운 역에서 내리면 되니 그리 불편한 점도 없고요. 먼 거리는 아니지만 이리저리 돌아오기 때문에 1시간 정도 걸립니다.

2. 데이비스라는 곳은?

Davis를 처음 와 보시면 흔히 알고 계시던 미국의 이미지와 굉장히 다르다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고층 빌딩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조용하고 한적하고 공기 좋은 시골 마을입니다. 여러 상점들은 다운타운에 모여 있고 그 외의 지역은 거의 house나 apartment, 혹은 공원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활발한 도시 생활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잘 맞지 않고 지루한 곳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주로 활동하게 되는 범위가 다운타운, 캠퍼스, 그리고 자신의 집 정도밖에 되지 않아 데이비스의 규모를 과소평가하기 쉽지만 의외로 Davis는 꽤 넓습니다. Davis에 처음 도착하시면 수많은 자전거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특히 개강 후에는 캠퍼스 내의 도로 전체가 자전거로 뒤덮인다 할 만큼 자전거가 많습니다. 그만큼 이 자전거의 도시 Davis에서 엄청난 양의 자전거 교통은 아주 평범한 일상이죠. 학교 캠퍼스 역시 꽤 넓고 시 전체가 이 학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들었습니다.

UC Davis 캠퍼스 사진 보기

유학 준비시절 애용했던 유학 가이드북에 의하면 미국의 모든 대학을 여러 기준 (재정 지원 상황, 연구 수준, 주변 치안 상황과 주택 상황 등)으로 평가했을 때 가장 약점이 없는 대학 두 군데 중 하나가 바로 이 UC Davis라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아마 노스 캐롤라이나였을 겁니다. 그만큼 Davis는 미국 내에서도 드물게 강력 범죄가 없고 안전한 곳입니다. 물론 "데이비스는 결코 안전하지 않다", "범죄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도 많은데, 미국의 다른 곳과는 비교할 바가 못 됩니다. 어디를 가더라도 범죄율이 0%일 수는 없으니까요. 다른 대도시와 달리 밤 늦게 돌아다녀도 큰 문제가 없고, 이미 안전한 곳임에도 경찰들이 자주 순찰하며 돌아다니기 때문에 강력 범죄라든지 치안 문제에 대한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물론 조심해서 나쁠 것은 없습니다). 사람들도 굉장히 친절하고, 주변 환경도 좋고 주택 사정도 좋고. 살기 좋은 곳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Davis에서 지내면서 유일하게 싫어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더운 날씨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연평균 기온이 굉장히 높은 편으로, 여름에는 100도 (섭씨 40도) 이상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처음에는 과장해서 말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이더군요. 여름에는 대부분 하늘에 구름이 한 점도 없는 날씨가 이어지고 비가 거의 오지 않습니다. 반면 겨울에는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가 거의 없고 눈은커녕 비만 지겹게 보게 됩니다. 추운 날씨를 좋아하고 눈을 좋아하고 더운 날씨를 혐오하는 저에게는 최악의 조건이죠. ^^ 다행히도 햇살만 굉장히 강할 뿐 습하지 않아서 땀은 많이 나지 않고 그늘에만 들어가면 시원하지만, 고층 빌딩이 없다 보니 그늘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여름에 밖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입술이 자주 말라서 따갑기 때문에 입술에 바르는 약을 꼭 가지고 다니시는 것이 좋습니다. 강한 햇살에 대비해서 선글라스를 준비하시는 것도 좋고요. 보통 4월부터는 반팔 티를 준비하셔야 하고, 10월까지도 반팔 차림으로 다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름이라고 해도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밤에는 쌀쌀한 경우가 있습니다). 겨울에도 두꺼운 코트를 입을 일은 별로 없습니다. 단, 바깥 날씨가 별로 춥지 않다고 해도 미국의 집들은 한국만큼 보일러 난방이 잘 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에 집 안에서는 보통 춥다고 느끼시게 됩니다. 이를 대비해 히터나 전기장판 등을 준비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데이비스 다운타운의 모습

데이비스가 시골 마을이라 살기 불편할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상점이나 레스토랑들이 다운타운에 다 모여있기 때문이죠. 보통 다운타운이라 함은 B에서 G street 사이, 그리고 1번가에서 5번가의 사이를 지칭합니다. 그리고 식료품을 살 수 있는 큰 마트들도 몇 개 있고요 (다운타운은 공간이 좁아서 없고 좀 외곽으로 나가야 있습니다. 이건 다음에 식료품 구하기에서 더 자세히 설명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한 마디로 놀 거리가 부족할 수는 있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을 구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대도시보다는 부족하겠지만.

지리적으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1시간 반 정도 거리이고, 차로 30분 거리에 새크라멘토가 있습니다. 그 외 인접한 도시로는 Woodland나 Dixon, Vacaville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Davis 내에는 대중 교통이 그리 발달해 있지 않아서 위의 인접 도시들은 새크라멘토를 제외하고는 차가 없이 방문하기가 상당히 번거롭습니다 (어차피 방문할 일도 별로 없겠지만요 ^^). Davis의 대중 교통에 대해서는 생활정보란에서 몰아서 설명 드리기로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머타임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이 Davis에 도착하시면 시간이 보통의 캘리포니아 지역 표준 시간보다 한 시간 빠르게 되어 있을 겁니다. 미국이나 캐나다 지역에 한 번이라도 방문해 보신 분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이는 서머 타임(daylight saving time)이라고 부르는 일광 절약시간제 때문입니다. 해가 뜨는 시간이 빨라지는 봄~가을 기간 동안은 시계를 한 시간 빠르게 하여 사람들이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잠들도록 함으로써 불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인다는 취지에서 실행하는 것이고, 이미 미국인들에게는 일상 생활처럼 되어 있어서 시간 변경에 따른 혼란은 거의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외국에 한 번도 나와보신 적 없는 분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겠죠. 시간이 다시 변경되는 (한 시간 느려지는) 날은 10월 마지막 주 일요일 혹은 11월 첫째 주 일요일입니다. 이 때 시계 다시 맞추는 거 잊으시면 다음 월요일에 아침에 수업 들어갔는데 강의실에 아무도 없는 황당한 일이 발생할 겁니다. 일요일 새벽 1시가 다시 12시로 바뀌는 것이죠. 다행히도 요즘은 핸드폰이나 컴퓨터 시계가 서머 타임에 맞춰 자동으로 바뀝니다. 반대로, 3월 중순에는 시간이 다시 한 시간 빨라지기 때문에 이 때는 평소보다 한 시간 빨리 일어나야 해서 참 괴롭답니다. ^^ 방학 중이라면 그나마 괜찮을 텐데 학기 중에 한 시간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거죠. 1시간의 차이가 엄청난 차이라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는 사실.

목차
출국 전 준비해야 할 것들	→	데이비스 도착	→	도착 후 할일 1 - 학교 관련

시작 페이지로